브이제잉(VJing)은 새로운 음악이다. 브이제이들은 음표가 건너 뛰어버린 공간에다 수많은 이미지의 레이어들을 쌓은 다음 조립하고, 해체하며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뮤지션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음악의 공간을 찾아내어 그걸 공연장으로 가지고 온다. 지금까지 들었던 음악이 아니고, 알고 있던 노래도 새롭게 들린다. 새로운 공간의 음악이다.
는 브이제이 집단 뷰직(Viewsic)팀의 첫 번째 영상 기록물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브이제이 관련 영상물이 (맞는지는 확인 안 해봤지만 대충 그렇지 않을까 싶)다. 영상이 시작하자마자 등장하는 파펑크. 이 사람, 내가 아는 사람이다. 2005년에 처음 만났으니 벌써 6년 전이다. 어떤 책에 들어갈 인터뷰를 하기 위해 파펑크를 만났을 때 그는 노브레인과 함께 공연을 하고 있었다. 공연은 신났다. 노브레인의 연주 뒤로 수많은 텍스트와 영상이 조명 역할을 했고, 이미지와 음표가 함께 춤을 추었다. 신나고 멋진 공연이었지만 그 공연을 보면서 뭔가 어색하다는 생각을 했다. 영상이 뮤지션의 음악을 방해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너무 많은 정보를 준다는 기분이랄까. 그때 나는 한 가지를 오해하고 있었다.
브이제이들이 공연장에서 보여주는 영상은 뮤직비디오가 아니다. 음악에 맞춰 영상을 곁들이거나 영상에 맞춰 연주를 하는 것이 아니다. 브이제잉은 음악과 영상을 물리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두 아티스트들의 화학적 결합물이다. 에는 화학적 결합의 비율에 대한 브이제이들의 고민이 담겼다. 뷰직 팀의 고민은 이제부터다. 어떻게 하면 공연장에서 관객들의 정신을 놓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이미지가 음악의 앰프가 하도록 할 것인가.
한국 브이제잉의 역사는 짧다. 의 런닝타임도 짧다. 는 2012년 겨울에 최종 완성된다고 한다. 2012년 뷰직 팀의 공연이 영상에 담길 예정이라고 한다. 2012년에는 어떤 뮤지션과 어떤 브이제이가 만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낼까. 기대할 시간이 길고, 기대할 공연이 많다. 이제 시작이니까, 아직 본 공연은 시작도 안한 거니까, 겨우 예고편을 본 것일 뿐이니까. 2012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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